피고인이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을 송신하지 말 것’을 명하는 잠정조치 전후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거나 피해자의 주거지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스토킹범죄를 저지르거나 잠정조치를 불이행하였다는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원심은, ① 잠정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스토킹처벌법 위반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이 전화를 걸었으나 피해자가 피고인 전화번호를 차단하여 피해자 휴대전화에 수신차단기호 등이 표시되었을 뿐이고, 이는 ‘전화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도달된 글·부호’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나타난 글·부호’에 해당할 여지는 있으나, 피고인이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송신한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고, ② 유죄로 인정되는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 스토킹범죄로 인한 스토킹처벌법 위반죄와 잠정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스토킹처벌법 위반죄가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1.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정보의 전파가 송신되어 기지국, 교환기 등을 거쳐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수신되고, 이때 피해자가 전화통화에 응하지 아니하면 피고인이 송신하였던 위와 같은 내용의 정보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 문구, 수신차단기호 등으로 변형되어 표시될 수 있다. 이러한 부재중 전화 문구, 수신차단기호 등을 ‘피고인의 송신 행위 없이 피해자에게 도달된 것’ 내지 ‘피해자 휴대전화의 자체적인 기능에 의하여 생성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전화통화를 시도함으로써 이를 송신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전화를 걸어 피해자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 문구, 수신차단기호 등이 표시되도록 하였다면 실제 전화통화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부호·문언을 송신하지 말 것’을 명하는 잠정조치를 위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2.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전화를 건 행위가 스토킹범죄를 구성하는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구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호, 제3호의 잠정조치를 위반한 행위에도 해당하는 경우, ‘스토킹범죄로 인한 구 스토킹처벌법위반죄’와 ‘잠정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구 스토킹처벌법위반죄’는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성립하는 수 개의 죄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라는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피고인이 잠정조치를 받은 이후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자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 문구, 수신차단기호 등이 표시되었던 이상 잠정조치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되고, ② 스토킹범죄로 인한 스토킹처벌법 위반죄와 잠정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스토킹처벌법 위반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https://woongaro.tistory.com/notice/3